DOCTOR COLUMN.
턱관절

· 4분 읽기

자고 일어나면 턱이 뻐근한 당신에게 — 밤사이, 이를 악물고 있진 않나요

자고 일어나면 턱이 뻐근한 당신에게 — 밤사이, 이를 악물고 있진 않나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턱이 묵직하고 뻣뻣했던 적, 한 번쯤 있으시죠? 하품을 하거나 밥을 먹으려 입을 벌릴 때 살짝 뻐근한 그 느낌이요. 분명 잠은 잤는데 턱은 밤새 일을 한 것처럼 피곤한 날, 저는 진료실에서 그런 이야기를 정말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저는 이를 갈지 않는데요?”라고 하세요. 맞아요. 자는 동안의 일이라 본인은 거의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옆에서 자는 가족이 “밤에 이 가는 소리가 난다”고 알려줘서 처음 아시는 분도 많고요.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침 턱 뻐근함은, 밤사이 턱 근육이 쉬지 못하고 일을 했다는 신호라고요. 오늘은 그 신호가 왜 생기는지, 그냥 둬도 되는지, 그리고 잠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찬찬히 풀어보려 합니다.

왜 자고 나면 턱이 뻐근할까요

우리 턱에는 음식을 씹을 때 쓰는 꽤 강한 근육이 있습니다. 평소 낮에는 필요할 때만 잠깐씩 쓰지만, 스트레스가 많거나 깊은 잠을 못 잔 날에는 자는 동안에도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물거나 가는 일이 생깁니다. 이걸 이악물기, 이갈이라고 부르는데, 밤새 근육이 긴장을 풀지 못했으니 아침에 턱이 피곤하고 뻐근한 거죠.

문제는 이게 ‘잠깐 힘주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깨어 있을 때 우리는 음식을 씹을 때 빼고는 위아래 치아를 거의 닿게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무는 힘은 낮의 몇 배에 이르기도 하고, 그것이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근육 입장에서는 밤새 운동을 한 셈이에요.

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 조용히 번지는 연쇄

밤사이 이를 악무는 습관은 턱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치아가 영향을 받습니다. 어금니 끝이 평평하게 닳거나, 이가 시리고, 작은 금이 가기도 합니다. “충치도 없는데 이가 시리다”며 오시는 분들 중에 이악물기가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아요.

통증도 번집니다. 턱 근육은 관자놀이와 옆머리까지 이어져 있어, 아침에 머리가 무겁거나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는 두통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목과 어깨까지 뻐근해지는 분도 있고요. 그래서 정작 원인은 턱인데, 두통약을 드시거나 다른 과를 먼저 찾으시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침 턱 뻐근함’을 가볍게 넘기지 않으셨으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둬도 되는 경우, 한번 봐야 하는 경우

물론 모든 턱 뻐근함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다 한 번, 일어나서 조금 움직이면 풀리는 정도라면 대개 괜찮습니다. 스트레스가 유난히 많았던 다음 날 잠깐 뻐근한 것도 흔한 일이고요.

다만 거의 매일 아침 뻐근하고 오래 간다거나, 입을 벌릴 때 ‘딱·달칵’ 소리나 통증이 함께 있다거나, 턱이 잘 안 벌어지고 한쪽이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한번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관자놀이나 머리까지 아프거나, 치아가 시리고 닳는 게 눈에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턱관절은 한번 불편해지면 씹기, 말하기, 잠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초기에 원인을 찾아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사실, 잠과 턱은 이어져 있습니다

저는 구강내과와 함께 치과수면을 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침 턱 뻐근함’을 들으면 잠의 질을 함께 살핍니다. 이를 악무는 습관은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그날의 스트레스나 수면의 깊이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밤일수록 턱 근육도 덜 쉬게 됩니다.

때로는 코골이나 수면 중 호흡 문제처럼 잠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턱만 따로 떼어 보지 않고, ‘어떻게 주무시는지’까지 함께 봅니다. 원인을 턱 근육 하나로만 좁히면, 정작 그 근육을 밤마다 긴장시키는 진짜 배경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먼저 해볼 수 있는 것

아침에 뻐근할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턱 주변을 10분쯤 데워주면 근육이 한결 편해집니다. 그리고 평소에 ‘이 떨어뜨리기’를 의식해보세요. 위아래 치아는 닿지 않는 게 정상인데,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꽉 맞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술은 다물되 치아는 살짝 띄우는 습관만 들여도 낮 동안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오징어·껌처럼 오래 씹는 음식은 당분간 줄이시고, 자기 전 카페인을 피하고 어깨·목·턱의 긴장을 풀고 주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임시로 도와주는 것이에요. 원인이 이악물기라면 그 자체를 줄여주는 접근이 필요할 수 있어서, 반복된다면 한번 정확히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병원에서는 먼저 어떻게, 언제 아픈지를 충분히 듣고, 치아가 닳은 양상과 턱 근육·관절 상태를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잠과 관련된 부분도 함께 살피고요. 그 결과에 따라, 자는 동안 턱과 치아를 보호해주는 장치(교합안정장치)를 쓰기도 하고, 낮 동안의 습관을 바꾸는 행동 요법이나 근육을 풀어주는 관리를 권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정답이 하나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같은 아침 뻐근함이라도 원인과 정도가 다르면 접근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장치부터 권하기보다, 무엇이 그 근육을 밤마다 긴장시키는지부터 함께 찾아갑니다.

아침 턱 뻐근함은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예요. 혼자 걱정하기보다, 신경 쓰이면 한번 편하게 물어보러 오세요.

참고 버티다 보면 익숙해질 수는 있어도, 그 사이 치아와 턱은 조용히 닳아갑니다. ‘원래 이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마시고, 신경 쓰이는 정도라면 한번 확인해보세요. 원인을 아는 것만으로도 아침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이를 가는지 저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대부분 본인은 모르세요. 함께 자는 가족이 소리를 듣고 알려주거나, 아침의 턱 뻐근함·관자놀이 통증·치아 마모 같은 흔적으로 짐작하게 됩니다. 진료실에서는 치아가 닳은 양상과 턱 근육 상태를 보면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냥 두면 저절로 좋아지나요?
스트레스가 줄면 한결 나아지기도 합니다. 다만 거의 매일 반복되고 통증이나 소리가 함께 있다면, 그냥 두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악물기를 오래 방치하면 치아가 닳고 시리거나 턱관절에 부담이 쌓일 수 있습니다.
아침 두통이나 어깨 결림도 관련이 있나요?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턱 근육은 관자놀이·옆머리, 목·어깨로 이어져 밤사이 이를 악물면 아침 두통이나 어깨 뻐근함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인이 턱인 줄 모르고 다른 곳을 먼저 찾으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잠을 잘 못 자는 것도 영향을 주나요?
네, 서로 영향을 줍니다. 깊이 잠들지 못하면 턱 근육도 덜 쉬고 이를 악무는 일이 늘기도 합니다. 코골이나 수면 중 호흡 문제가 함께 있을 수 있어, 저는 턱만 보지 않고 ‘어떻게 주무시는지’까지 함께 살픽니다.
턱관절 장치(스플린트)는 꼭 껴야 하나요?
모든 분이 끼는 건 아닙니다.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자는 동안 턱과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장치를 권하기도 하고, 생활 습관 교정과 관리만으로 지켜보기도 합니다. 상태를 본 뒤 필요한 만큼만 씁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저자·병원 정보는 의료법 57조3항 면제 항목(명칭·소재지·전화·진료과목·면허)으로만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