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COLUMN.
턱관절

· 5분 읽기

턱에서 나던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 좋아진 걸까요, 잠긴 걸까요

"턱이 뭘 해도 안 벌어져요."

얼마 전 이 말씀을 하시며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년쯤 전부터 가끔 턱이 걸렸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는 턱을 살짝 틀거나 힘을 주면 '딱' 하면서 다시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병원에 올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던 거죠. 그러다 며칠 전, 무엇을 해도 턱이 다시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들을 때마다 아쉬운 지점이 같습니다. 턱이 완전히 잠기기 전에는, 거의 항상 신호가 먼저 옵니다. 다만 그 신호가 통증처럼 뚜렷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가는 겁니다. 오늘은 그 신호가 무엇인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턱관절 안에는 작은 쿠션이 하나 있습니다

턱관절은 아래턱뼈의 끝부분과 머리뼈가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두 뼈가 직접 부딪히지는 않습니다. 사이에 관절원판(디스크)이라는 얇은 연골 구조가 끼어 있어 완충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인 턱에서는 입을 벌릴 때 이 디스크가 아래턱뼈 머리 위에 얹혀 함께 움직입니다. 자전거 체인이 톱니에 정확히 물려 돌아가는 것처럼요. 이 상태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앞쪽으로 밀려났을 때 시작됩니다.

'걸리는 턱'에서 '잠기는 턱'으로

디스크가 앞으로 밀려난 상태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를 알면 지금 내 턱이 어디쯤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단계 — 되돌아오는 상태

디스크가 평소에는 앞으로 밀려나 있지만, 입을 벌리는 도중에 아래턱뼈 머리가 디스크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제자리를 되찾습니다. 이때 나는 소리가 흔히 말하는 '딱' 소리입니다. 이 단계의 특징은 입은 잘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소리는 나지만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어 대부분 그냥 지내십니다. 실제로 통증이 없고 진행하지 않는다면 지켜봐도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단계 — 가끔 걸리는 상태

디스크가 되돌아오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지면서, 입을 벌리다가 중간에 턱이 걸립니다. 그런데 턱을 좌우로 살짝 움직이거나 힘을 주면 '딱' 하면서 풀립니다.

여기가 갈림길입니다. 이 단계에서 오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스스로 풀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시기를 놓치는 것이 가장 아깝습니다.

3단계 — 되돌아오지 못하는 상태

디스크가 아예 앞쪽에 자리를 잡아버려, 아래턱뼈 머리가 그 아래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제 디스크는 관절이 움직이는 길목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 됩니다.

이 단계의 특징이 중요합니다. 첫째, 소리가 사라집니다. 디스크가 되돌아오는 순간에 나던 소리였으니, 되돌아오지 못하면 소리도 없습니다. 둘째, 입이 안 벌어집니다. 앞에 걸린 디스크 때문에 아래턱이 더 이상 앞으로 미끄러지지 못합니다. 셋째, 걸린 쪽으로 턱이 틀어지며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단계는 "소리만 나니까 괜찮겠지", 2단계는 "힘주면 풀리니까 괜찮겠지", 3단계에 와서야 "이제 병원에 가봐야겠다"가 됩니다. 소리가 없어졌다는 것이 좋아졌다는 뜻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어떤 상태였을까

앞서 말씀드린 분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먼저 얼마나 벌어지는지 재봤습니다. 약 25mm. 성인이 최대한 벌렸을 때 보통 40mm 이상, 손가락 세 개가 세로로 들어가는 정도인데 그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좌측 관절의 움직임이 특히 뻑뻑했습니다.

엑스레이도 확인했습니다. 뼈 자체에는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중요합니다. 뼈가 멀쩡한데 입이 안 벌어진다면, 뼈가 아닌 것이 길을 막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디스크 쪽에 무게를 두고 접근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관절의 위치를 되돌리는 처치를 시도했습니다. 덜컥하는 느낌과 함께 입이 다시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무는 동작을 하자 턱이 다시 잠겼습니다. 이 반응으로 좌측의 비정복성 관절원판 변위가 확인된 셈입니다. 1년간 반복되며 이미 자리가 굳어 있었던 겁니다.

왜 '억지로 푸는 것'을 걱정하는가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살짝 틀면 벌어져요." "힘주면 풀려요."

그 말씀이 사실인 것은 압니다. 실제로 풀리니까요. 다만 그때 관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디스크는 뼈에 그냥 얹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인대와 주변 조직에 붙어 있습니다. 걸린 것을 억지로 넘기는 동작이 반복되면 그 조직이 늘어나고 약해집니다. 늘어난 조직은 디스크를 제자리에 붙잡아 두지 못합니다. 풀 때마다 다음에 더 잘 걸리는 상태로 조금씩 바뀌는 셈입니다.

그래서 걸렸다 풀리기를 반복하는 시기 — 앞서 말씀드린 2단계 — 가 중요합니다. 이때는 디스크가 아직 되돌아올 수 있고, 조직도 완전히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관리를 시작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반대로 이미 잠긴 지 오래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몸이 적응해서 입이 조금씩 더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디스크가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이 아니라, 디스크가 없는 상태에 관절이 적응했다는 뜻입니다. 그 상태로 오래가면 뼈 표면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맞추고 나서가 진짜 시작입니다

턱이 잠겼을 때 손으로 위치를 되돌리는 처치는 그 자리에서 입을 벌리게 해줍니다. 극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처치를 치료의 시작이라고 설명드립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되돌려 놓아도, 디스크를 붙잡아 두던 조직이 이미 늘어나 있다면 다시 걸릴 수 있습니다. 앞의 사례에서 무는 동작만으로 다시 잠긴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함께 갑니다.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는 약, 회복을 돕는 물리치료(저출력 레이저·저주파·전기자극), 그리고 관절에 실리는 부담을 줄여 안정된 위치를 유지하도록 돕는 장치 치료입니다. 장치가 필요한 턱과 아닌 턱을 나누는 기준은 예전에 따로 정리해 둔 글이 있으니 그쪽을 참고해 주세요.

‘스플린트 꼭 해야 하나요’ — 턱관절 장치가 필요한 턱, 아닌 턱

소리가 없어진 것과 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은 다릅니다. 그 차이는 대개 '입이 얼마나 벌어지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오늘 한 가지만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턱에서 나던 소리가 사라졌는데 입이 예전만큼 안 벌어진다면, 그것은 좋아진 신호가 아닙니다. 그리고 걸렸다 풀리기를 며칠씩 반복하고 계시다면, 스스로 푸는 방법을 익히기보다 한 번 확인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그 시기의 턱은 대체로 어렵지 않게 정리됩니다. 잠긴 뒤에 오시는 것보다 훨씬요.

모든 시술 및 치료는 개인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담당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 치료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턱에서 나던 소리가 없어졌는데 병원에 가야 하나요?
소리와 함께 불편함도 사라지고 입도 잘 벌어진다면 대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소리는 없어졌는데 입이 예전만큼 안 벌어지거나, 벌릴 때 한쪽으로 틀어진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디스크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면서 소리가 날 일 자체가 없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입이 얼마나 벌어져야 정상인가요?
성인의 최대 개구량은 보통 40mm 이상이고, 손가락 세 개가 세로로 들어가는 정도가 대략적인 기준입니다. 두 개 정도만 들어간다면 제한이 있는 상태로 봅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고, 예전보다 줄어들었는지가 더 중요한 단서입니다.
턱이 걸릴 때 스스로 푸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알려드리지 않는 편입니다. 걸린 것을 억지로 넘기는 동작이 반복되면 디스크를 붙잡아 두는 조직이 점점 늘어나, 다음에 더 잘 걸리는 상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걸렸다 풀리기를 반복하고 계시다면 그 자체가 확인을 받아보실 신호입니다.
턱관절 수조작술은 무엇이고, 아플까요?
잠긴 턱관절의 위치를 손으로 되돌려 입이 벌어지도록 하는 처치입니다. 순간적인 불편감은 있을 수 있지만 대개 짧게 지나갑니다. 다만 이 처치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되돌려 놓아도 다시 걸릴 수 있어, 약물·물리치료·장치 치료를 함께 계획합니다.
오래 잠겨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더 벌어집니다. 나은 건가요?
입 벌림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변화지만, 디스크가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크가 없는 상태에 관절이 적응하면서 움직임이 늘어난 것에 가깝습니다. 그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관절 표면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증상이 줄었더라도 한 번은 상태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More by 정구현

본 칼럼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저자·병원 정보는 의료법 57조3항 면제 항목(명칭·소재지·전화·진료과목·면허)으로만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