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어느 날 보니 송곳니가 위로 솟아 있더라고요."
덧니로 상담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질문이 이겁니다. "이거 빼야 하죠?"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덧니라고 해서 그 치아를 뽑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덧니는 치아가 잘못 태어난 것이 아니라 자리가 부족해 밀려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정에서 다루는 질문은 "이 덧니를 뽑을까"가 아니라 "이 치아가 들어갈 자리를 어떻게 만들까"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진단 기준을 정리한 것으로, 치료 방법과 기간은 치아·잇몸뼈 상태와 나이에 따라 개인차가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검사 후에 가능합니다.

덧니는 왜 하필 송곳니에 생길까요
우연이 아닙니다. 순서의 문제입니다.
영구치는 정해진 순서로 나옵니다. 앞니가 먼저 자리를 잡고, 어금니가 뒤에서 올라오고, 송곳니는 그 사이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편입니다. 그러니 앞뒤 치아가 먼저 자리를 차지한 뒤 송곳니가 나올 무렵이면, 남은 공간이 송곳니 폭보다 좁은 경우가 생깁니다.
들어갈 자리가 없으면 치아는 그냥 멈추지 않습니다. 비어 있는 위쪽이나 바깥쪽으로 솟아오릅니다. 그게 우리가 덧니라고 부르는 모습입니다.
자리가 부족해지는 이유는 대개 이렇습니다. 턱 크기에 비해 치아가 큰 경우, 유치가 충치나 외상으로 예정보다 일찍 빠져 뒤 치아가 앞으로 밀려온 경우, 혹은 유치가 제때 빠지지 않아 영구치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온 경우입니다.
덧니를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미용 문제로만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진료실에서 더 자주 보는 것은 다른 쪽입니다.
닦이지 않습니다. 겹쳐 있는 면은 칫솔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충치가 생기고, 잇몸이 붓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구조적으로 닿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한쪽으로 씹게 됩니다. 맞물림이 어긋나 있으면 편한 쪽으로만 씹게 되고, 그 습관이 오래되면 턱과 근육에 부담이 쌓입니다.
그리고 드물지만 중요한 경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송곳니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잇몸뼈 안에 묻힌 채(매복) 옆으로 누워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옆 앞니의 뿌리를 눌러 손상시킬 수 있어, 성장기라면 특히 시기를 놓치지 않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전에서 덧니 교정 상담을 오시면, 제가 먼저 보는 것
덧니 치료의 핵심은 공간 계산입니다. 저는 검사 자료를 놓고 이 순서로 봅니다.
첫째, 얼마나 모자란가. 치아들이 가지런히 서려면 필요한 폭과, 지금 실제로 있는 폭의 차이를 mm 단위로 계산합니다. 이 숫자가 발치 여부를 가르는 가장 큰 기준입니다.
둘째, 입술이 어디에 있는가. 같은 덧니라도 입이 이미 나와 보이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계획이 다릅니다. 공간을 만들자고 치아를 앞으로 밀어내면 옆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셋째, 잇몸뼈가 어디까지 허락하는가. 치아는 뼈 안에서 움직입니다. 뼈 밖으로 밀어내는 계획은 잇몸이 내려가는 결과로 돌아옵니다.
넷째, 성장이 남아 있는가. 아직 성장기라면 턱이 자라는 힘을 이용할 수 있어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발치 없이 공간을 만드는 방법들
공간이 조금 모자란 경우라면 뽑지 않고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치열 폭 넓히기 — 좁아진 치열궁을 옆으로 확장해 공간을 얻습니다. 성장기 아이에게서 특히 효과적으로 쓰입니다.
치아 사이를 아주 조금씩 다듬기 — 치아 옆면의 법랑질을 미세하게 줄여 전체적으로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필요한 양이 크지 않을 때 쓰입니다.
어금니를 뒤로 보내기 — 뒤쪽에 여유가 있다면 어금니를 후방으로 이동시켜 앞쪽 공간을 만듭니다.
다만 부족한 공간이 크고 입술 돌출까지 함께 있다면, 무리해서 비발치를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결과를 나쁘게 만듭니다. 치아를 다 밀어 넣어 가지런해졌는데 입이 더 나와 보이거나, 잇몸이 내려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저는 비발치를 목표가 아니라 가능하면 선택하는 방법으로 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위의 네 가지를 보고 결정합니다.
장치는 요즘 선택지가 넓습니다. 고정식 장치로도, 인비절라인 같은 투명 장치로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치가 진단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공간 계획이 먼저이고 장치는 그 계획을 실행하는 도구입니다.
덧니 교정,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성인이시라면 지금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덧니는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겹친 면의 충치와 잇몸 문제는 쌓입니다. 나이 자체가 교정의 장벽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아이라면 조금 다릅니다. 앞니와 첫 어금니가 나오고 송곳니가 나올 무렵, 대략 초등학교 중·고학년 시기에 한 번 확인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이 시기에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고, 송곳니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그때 장치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인과 치료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대전 둔산에서 교정과 전문의로 진료하며 제가 가장 자주 드리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덧니는 뽑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자리를 만들어 줄 문제입니다. 그 자리를 어떻게 만들지는 검사 자료 위에서 결정됩니다.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으셨는데 발치 여부에 대한 답이 서로 달랐다면, 그 차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관련 칼럼 → 대전에서 교정 상담을 받았는데 병원마다 말이 다릅니다 — 무엇을 기준으로 정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