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쪽 잇몸이 부어서 약을 먹으면 괜찮아졌다가, 피곤하면 또 붓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상태를 지치주위염이라고 부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으로 가라앉는 것은 이번 염증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사랑니가 반쯤 나와 잇몸 덮개가 남아 있는 구조가 그대로인 한,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됩니다.
안녕하세요. 고은이플란트치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전준혁입니다.

왜 하필 사랑니 주변만 붓나요
사랑니는 완전히 나오지 못하고 절반쯤 잇몸에 덮인 상태로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치아와 잇몸 사이에 주머니 같은 틈이 생깁니다.
이 틈은 음식물과 세균이 들어가기는 쉽지만 칫솔은 닿지 않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위치가 가장 안쪽이라 자가 관리가 어렵습니다. 몸이 피곤하거나 면역이 떨어지면 그 안에서 염증이 급성으로 번지고, 회복되면 다시 잠복합니다. 구조가 만든 문제이지 관리 부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되면 잃는 것은 사랑니가 아닙니다
제가 이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반복되는 염증의 피해는 대개 사랑니 앞의 두 번째 큰어금니가 받습니다.
반복될 때 생기는 문제 | 결과 |
|---|---|
앞 어금니 뒷면에 충치 | 칫솔이 닿지 않아 발견이 늦고 신경치료로 이어지기 쉬움 |
앞 어금니 뒤쪽 뼈 소실 | 사랑니를 빼도 잇몸뼈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음 |
주머니 조직의 낭종화 | 턱뼈 안에서 조용히 커질 수 있음 |
염증의 확산 | 입이 안 벌어지거나 얼굴·목으로 붓기가 번짐 |
즉 사랑니 하나를 오래 두는 대가로 멀쩡한 어금니를 잃는 경우가 생깁니다. 지킬 가치가 있는 치아는 사랑니가 아니라 그 앞의 어금니입니다.
사랑니를 빼는 결정은 사랑니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앞 치아를 위한 것입니다.
지금 많이 부었는데 바로 뺄 수 있나요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급성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바로 발치하기보다, 배농과 세척으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수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어 있는 상태에서는 마취가 잘 되지 않고 수술 후 회복도 더디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붓기가 번지고 있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급한 신호이므로, 기다리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이 판단은 부어 있는 정도와 방향을 직접 보고 결정합니다.
발치 전 확인하는 것들
아래 사랑니는 아래턱 신경관과 가까운 경우가 있어, 뿌리와 신경의 위치 관계를 3차원으로 확인한 뒤 접근 방법을 정합니다. 위 사랑니는 부비동과의 관계를 봅니다. 매복 방향과 뿌리 형태에 따라 난이도가 크게 달라지므로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판단이 아닙니다.
매복 사랑니의 발치를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매복 사랑니, 어디서 빼야 할까 —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 이유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위 사랑니가 아래 잇몸을 찍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 사랑니만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위 사랑니가 아래로 길게 내려와 다물 때마다 아래쪽 잇몸을 찍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때는 아래 잇몸에 상처가 반복되고, 환자분은 아래가 아프다고 느끼십니다. 원인이 위에 있는 셈이라, 아픈 쪽만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사랑니 주변이 두 번 이상 부으셨다면, 통증이 없는 지금 상태에서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붓기가 없을 때 판단하고 수술하는 편이 모든 면에서 수월합니다.
※ 이 글은 지치주위염과 사랑니 발치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발치 시기와 방법은 매복 상태, 신경 위치, 전신 건강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한 판단은 대면 진료와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