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COLUMN.
치아교정

· 5분 읽기

코르티코토미, 성장기 아이에게는 잘 하지 않습니다 — 그런데 이 아이에게는 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성장기 아이에게 코르티코토미를 잘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열두 살 무렵의 환자에게 이 수술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 원칙을 접었다기보다, 그 원칙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잘 드러나는 경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 이 글은 한 분의 실제 치료 과정을 보호자와 환자 본인의 동의를 받아 정리한 것으로, 개인정보는 최소화했습니다. 치료 방법과 결과는 골격·성장 양상·잇몸뼈 상태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며, 모든 분께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1년 동안은 아주 잘 되고 있었습니다

이 환자가 처음 온 것은 약 1년 전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오셨어요. 오기 전에는 다른 곳에서 주걱턱 치료에 쓰이는 장치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저를 찾아오신 경우였습니다.

  • 2024년 10월 28일, 치료전(초진)

  • 심한 골격성 주걱턱 상태, 반대교합 및 하악 전방 성장 소견

처음 봤을 때 상태는 반대교합이었습니다. 아래 앞니가 위 앞니보다 앞으로 나와 거꾸로 물리는 상태죠.

그래서 1년간 교정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이가 정말 잘 따라와 줬습니다. 나이에 비해 이해가 빨랐고, 해야 할 것을 성실히 지켰습니다. 교정에서 환자의 협조는 결과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 아이는 그 절반을 충분히 채워줬어요.

  • 2026년 6월 22일, 1차 진료 종료 후, 일반 교정만 시행한 상태

  • 반대교합은 개선되었으나, 하악의 전방 성장으로 인해 주걱턱 경향이 다시 나타남

결과도 그만큼 나왔습니다. 처음의 반대교합은 거의 완전히 해결됐습니다. 저도 계획대로 아주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자랍니다

문제는 예상하고 있던 곳에서 왔습니다. 이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최대 성장기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래턱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성장기 교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늘 안고 가는 문제입니다. 치아를 아무리 잘 배열해 놓아도, 그 아래에 있는 턱뼈가 다시 자라면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특히 아래턱은 성장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편이라, 반대교합 경향이 있는 아이에게는 이 시기가 고비입니다.

실제로 해결됐던 반대교합이 조금씩 되돌아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판단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교정 치료만으로는 더 이상의 개선에 한계가 있겠다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치아를 더 움직여 덮으려 해도, 그 방향으로 갈 잇몸뼈의 여유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보호자와 마주 앉았습니다

정밀 분석을 다시 하고 보호자분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말씀드려야 할 것이 두 가지였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일반적인 교정만으로는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아래턱이 더 자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보호자분의 답은 분명했습니다. 양악수술만은 피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가능하면 교정 치료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셨어요.

저는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양악수술은 성장이 끝난 뒤에나 가능하고, 전신마취와 회복 기간이 따릅니다. 아이를 그 길로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저는 코르티코토미를 동반한 교정을 하나의 선택지로 제안드렸습니다. 보호자분은 양악수술을 피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고, 환자 본인도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동의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아이라고 해서 설명을 건너뛰고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 아이에게 이 방법을 택한 이유

여기서 지난 글의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만약 제가 기간 단축을 이유로 이 수술을 했다면, 이 케이스는 설명이 안 됩니다. 성장기 아이는 원래 치아가 잘 움직이니까요. 굳이 자극을 더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이 아이에게 코르티코토미를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일반 교정만으로는 어려운 범위까지 치아를 옮겨야 했습니다. 아래턱이 자라면서 벌어진 관계를 치아 이동으로 보완하려면, 평소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움직이려면 잇몸뼈가 감당해야 합니다.

둘째, 그래서 치조골을 함께 보강해야 했습니다. 코르티코토미와 골이식을 함께 시행하면 잇몸뼈의 폭이 넓어지고, 그 넓어진 뼈 안에서 치아를 옮길 수 있게 됩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여 뿌리가 뼈 밖으로 나가는 상황을 피하면서, 필요한 만큼 이동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빨리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더 멀리 가려고 한 것입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셈이고, 그 원칙 때문에 나이라는 기준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 당일, 신경 위에 있던 사랑니

수술 자체에는 어려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직 어린 환자다 보니 사랑니가 치관(머리 부분)만 형성되고 뿌리는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성장기에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니가 하치조신경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치조신경은 아래턱뼈 속을 지나 아랫입술과 턱 끝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입니다. 이 신경 가까이에서 작업할 때는, 마취를 아무리 충분히 해도 기구나 견인으로 신경이 눌리면 순간적인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마취가 신경 압박까지 막아주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신경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들어갔고, 불필요한 골 삭제는 하지 않도록 하나하나 확인하며 진행했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그렇게 하는 편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끝까지 정말 잘 참아줬습니다. 분명 불편하고 힘들었을 텐데, 중간에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저를 믿고 따라와 줬어요. 수술을 마치고 나서 대견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그 원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알아야 언제 예외를 둘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 환자의 치료는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결과를 말씀드릴 시점은 아니고,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치료가 마무리되면 초진부터 종료까지의 자료를 정리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아이의 반대교합으로 교정을 진행하고 계신데 좋아지던 것이 다시 되돌아가는 느낌이 드신다면, 성장 단계를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시기에 무엇을 하느냐가 이후의 선택지를 크게 바꿉니다.

그리고 성장기 아이에게 코르티코토미가 필요한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필요한 경우가 왔을 때 그것을 알아보고, 왜 필요한지를 자료로 설명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술을 제가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는 코르티코토미, 교정 기간이 절반으로 줄기도 합니다 — 그런데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료실 Q & A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어릴 때 교정으로 반대교합을 고쳤는데 다시 나빠질 수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치아를 잘 배열해 놓아도 그 아래의 턱뼈가 계속 자라면 위아래 관계가 다시 어긋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턱은 성장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편이라, 반대교합 경향이 있는 아이는 사춘기 최대 성장기가 고비가 됩니다. 그래서 조기 치료로 좋아졌더라도 성장이 끝날 때까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이 남아 있으면 교정을 미루는 게 나을까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성장기에만 얻을 수 있는 변화가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자료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손목뼈나 경추 촬영으로 성장 단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성장기 아이에게 코르티코토미를 하면 성장에 영향을 주나요?
이 시술은 턱뼈의 성장판이나 성장 자체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치아 주변 잇몸뼈에 국소적인 자극을 주는 처치입니다. 다만 성장기에는 뼈 상태와 치아 뿌리의 완성 정도가 성인과 달라 그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부분의 성장기 환자에게는 이 방법을 권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어려운 경우에만 검토합니다.
아직 뿌리가 안 만들어진 사랑니가 있으면 수술이 어려운가요?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성장기에는 사랑니가 치관만 형성된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 치아가 하치조신경과 가까이 있으면 주변에서 작업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취를 충분히 해도 기구나 견인으로 신경이 눌리면 순간적인 불편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전에 CT로 신경과의 위치 관계를 확인하고, 접근 방향과 범위를 미리 정해둡니다.
양악수술을 꼭 피하고 싶은데, 교정만으로 가능할까요?
골격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턱뼈 차이가 교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면 수술 없이 갈 수 있고, 그 범위를 넘어서면 무리하게 진행할 때 잇몸뼈나 치아 뿌리에 부담이 갑니다. 특히 성장이 남아 있는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더 자랄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3D CT와 세팔로 분석으로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이 순서이고, 저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수술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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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저자·병원 정보는 의료법 57조3항 면제 항목(명칭·소재지·전화·진료과목·면허)으로만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