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노바기일레븐치과 대표원장 최제원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교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때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통증이 아니라, 입을 열 때마다 보이는 장치였습니다. 웃을 때 신경 쓰이고, 말할 때 위축되고 — 그게 일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환자가 되고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보이지 않는 교정'을 진지하게 공부하게 된 건, 사실 그 경험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상담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하나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설측교정은 그냥 안 보이려고 하는 거 아닌가요?"

설측교정은 '안 보이려고' 태어난 장치가 아니었습니다
설측교정을 세계 최초로 고안한 분은 일본의 후지타 킨야(Kinya Fujita) 선생님입니다. 저는 일본 쓰루미대학원에서 이 분께 직접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언젠가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왜 장치를 굳이 안쪽에 붙이셨습니까?"
돌아온 대답은 심미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 시절엔 앞니를 포함한 모든 치아에 금속 밴드를 감아 교정하던 때였고, 밴드가 치아를 덮고 있으니 그 안쪽에 음식물과 치태가 쌓여 충치가 생기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앞니에 흉터처럼 남는 그 자국이 안타까워서, 아예 장치를 혀 쪽으로 옮겨 앞니 표면을 비워두는 방법을 고민하신 겁니다.
즉 설측교정의 출발점은 '보이지 않게'가 아니라 '앞니를 지키려고'였습니다. 안 보이는 것은 그 방법이 가져다준 결과였을 뿐이고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설측교정을 보는 눈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교정은 성공했는데, 앞니에 흔적이 남는다면
교정을 마치고 장치를 떼는 날(디본딩), 대부분은 가지런해진 치열에 만족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그 순간 환자의 앞니 '표면'을 유심히 봅니다. 장치가 오래 붙어 있던 자리 주변에 하얗게 탈회된 반점 — 이른바 화이트 스팟(White Spot Lesion)이 남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열은 완벽하게 끝났는데, 정작 그 앞니를 환자는 평생 봅니다. 겉면(순측)에 장치가 있으면 그 주변 관리가 아무리 열심이어도 흔적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면 설측은 앞니의 바깥 면을 처음부터 비워둡니다. 후지타 선생님이 백 년 가까이 전에 걱정했던 바로 그 지점을, 설측은 구조적으로 피해가는 셈입니다.

장치를 어디에 붙이느냐가 옆모습도 바꿉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순면(앞니 바깥쪽)에 장치가 있는 한, 입술은 그 장치 두께만큼 앞으로 밀려 나옵니다. 실제로 다른 병원에서 겉면 교정을 받던 중 "입이 더 나와 보인다"며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치아가 나빠진 게 아니라, 장치가 입술을 받치고 있던 겁니다.
설측은 앞니 바깥 면이 비어 있으니 이런 부담이 없습니다. 같은 치료라도 장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치료 중 인상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왜 한국에선 보기 어려울까요
여기까지 읽으시면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장점이 많은데 왜 주변에서 설측교정을 하는 곳을 찾기 어렵죠?" 사실 저도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유는 환자 쪽이 아니라 대체로 치료하는 사람(술자) 쪽에 있습니다. 설측교정은 치아 안쪽이라는 좁고 예민한 공간을, 그것도 거울로 비춰 보는 간접 시야에서 정밀하게 다뤄야 합니다. 배우는 데 오래 걸리고, 손에 익히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함께 손발을 맞추는 스태프 교육도 만만치 않습니다. 진료하는 자세도 목과 어깨에 부담이 커서, 솔직히 술자에게는 편한 치료가 아닙니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투명교정(얼라이너)이 빠르게 알려지면서, 배우기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설측을 점점 덜 하게 된 흐름도 있습니다.
그러니 설측교정이 드문 이유는 '효과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가르치고 배우고 시술하기가 어려워서'에 가깝습니다. 환자분 입장에서 보면 분명 좋은 선택지 중 하나인데, 그 가치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이 저는 늘 아쉽습니다. 후지타 선생님이 아이들의 앞니를 걱정하며 만든 이 방법이 이대로 잊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으로, 저는 특허를 내고 장치를 다듬고 후배들에게 강의를 하며 이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측은 무조건 좋은 걸까요 — 솔직한 이야기
물론 아닙니다. 설측교정에도 분명한 불편이 있습니다. 혀가 장치에 닿아 초기에는 불편할 수 있고, 발음이 어색해지는 시기가 있으며,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비용도 겉면 교정보다 높은 편입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불편들은 대체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위치를 옮겨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겉면 교정은 입술과 볼 안쪽이 불편하고, 설측은 혀가 불편합니다. 초기 1~2주가 가장 힘들고 시간이 지나며 대개 완화됩니다. 그러니 "설측이 무조건 낫다"가 아니라, 내 직업과 일상, 그리고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나 면접을 앞두고 계신 분, 사람을 많이 대하는 직업이라 치료 중에도 위축되고 싶지 않은 분들께는 설측이 좋은 선택지가 되곤 합니다. 반대로 혀의 불편에 특히 민감한 분이라면 다른 방법이 더 나을 수도 있고요.
솔직히 설측교정은 술자에게도 편한 치료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가 계속하는 이유는, 힘든 것과 가치 없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교정을 받아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것을 만든 분의 마음을 직접 들은 사람으로서 — 저는 '남기는 쪽'을 택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저의 임상 경험과 개인적 소견이며, 어떤 교정 방법이 적합한지는 치열·골격·잇몸 상태와 생활 여건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보이는 장치가 부담스러워 교정을 망설이고 계셨다면, 설측을 포함해 어떤 선택지가 본인에게 맞는지 교정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