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COLUMN.
잇몸치료

· 4분 읽기

흔들리는 앞니, 뽑아야 할까 살릴 수 있을까 — 치주과 전문의가 치아 수명을 판단하는 기준

※ 이 글은 치아 동요와 발치 판단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 치아의 예후는 잇몸뼈 상태, 염증 정도, 교합, 전신 건강에 따라 환자분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대면 진료와 방사선 검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앞니가 요즘 자꾸 흔들려요. 뽑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흔들린다고 해서 모두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들림은 진단이 아니라 증상이고, 그 원인이 염증이냐 힘이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해운대 결치과, 치주과 전문의 김결입니다. 저는 임플란트를 심을 때도 그것을 받쳐줄 잇몸과 뼈를 먼저 보는 사람이라, ‘이 치아를 살릴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 유독 시간을 들이는 편입니다.

흔들린다고 다 뽑는 것은 아닙니다 — 먼저 ‘왜 흔들리는지’를 나눕니다

치아가 흔들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염증 때문입니다. 치주염으로 치아를 붙잡고 있는 잇몸뼈가 녹아 지지대 자체가 줄어든 경우죠. 이건 잃어버린 만큼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남아 있는 뼈가 얼마인지가 그대로 예후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힘 때문입니다. 특정 치아에만 씹는 힘이 몰리거나(외상성 교합), 밤사이 이를 갈고 악무는 습관이 있으면 뼈가 크게 녹지 않았는데도 치아가 흔들립니다. 이 경우는 힘을 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흔들림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아래 앞니는 이 두 가지가 겹치기 쉬운 자리입니다. 치석이 잘 쌓이는 데다 뿌리가 가늘고, 씹는 힘도 앞으로 몰리기 쉽거든요. 그래서 앞니가 흔들린다고 오시면 저는 “뼈가 없어서인지, 힘을 잘못 받아서인지”부터 갈라놓고 시작합니다. 이 구분이 안 된 상태의 발치 결정은 너무 이릅니다.

치아 동요도는 이렇게 나눕니다

진료실에서 말하는 ‘흔들림’에는 기준이 있습니다. 기구로 치아를 양쪽에서 밀어 움직이는 정도를 재는데, 보통 이렇게 나눕니다.

동요도

움직이는 정도

일반적인 의미

1도

옆으로 1mm 이내

염증을 잡으면 회복될 여지가 큰 단계

2도

옆으로 1mm를 넘게

치료와 고정을 함께 고려하는 단계

3도

옆으로도, 위아래(수직)로도 움직임

지지 조직이 거의 남지 않아 보존이 어려운 단계

여기서 꼭 기억하실 것이 하나 있습니다. 위아래로 눌리듯 움직이는 3도 동요는 성격이 다릅니다. 옆으로 흔들리는 것은 힘 때문일 수 있지만, 수직으로 눌린다는 건 치아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뼈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뜻이라 보존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살릴 수 있는 치아와 어려운 치아를 가르는 네 가지

저는 아래 네 가지를 함께 놓고 봅니다. 하나만 나쁘다고 발치하지 않고, 하나가 좋다고 무조건 살리지도 않습니다.

첫째, 남아 있는 잇몸뼈의 양입니다. 뿌리 길이를 기준으로 뼈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봅니다. 뿌리의 절반 이상이 뼈에 잠겨 있다면 대체로 해볼 만하고, 뿌리 끝 근처까지 녹아 4분의 1 정도만 남았다면 살리기 어려운 쪽으로 기웁니다.

둘째, 동요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직 동요가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셋째, 뿌리가 갈라지는 부위(치근분지부)까지 염증이 들어갔는지입니다. 어금니는 뿌리가 두세 갈래인데, 그 갈라지는 틈으로 염증이 관통해 버리면 칫솔도 기구도 닿지 않습니다. 이 부위가 뚫린 치아는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넷째, 염증 치료에 대한 반응과 관리 여건입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잇몸치료 후 붓기와 출혈이 확실히 가라앉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의 5년 뒤는 많이 다릅니다. 흡연 여부와 혈당 조절 상태도 여기에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바로 뽑읍시다’라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급성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치아가 실제 상태보다 더 많이 흔들립니다. 잇몸이 부어 있고 뿌리 주변에 염증액이 차 있으니 당연합니다. 이때 재보고 판단하면 살릴 수 있는 치아까지 발치 대상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이렇게 잡습니다. 먼저 잇몸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특정 치아에 힘이 몰리고 있다면 교합을 조금 다듬습니다. 필요하면 흔들리는 치아를 옆 치아와 잠시 묶어 힘을 나눠 받게 하는 고정(스플린팅)을 합니다. 그리고 몇 주 뒤 가라앉은 상태에서 다시 잽니다. 이 재평가에서 흔들림이 줄어드는 치아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흔들림은 진단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염증을 걷어내고 다시 재보기 전까지, 그 치아의 진짜 실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엔 서두르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제가 발치를 미루지 말자고 말씀드리는 상황도 있습니다. 수직 동요가 뚜렷하고 잇몸에서 고름이 반복해서 나오는 치아, 그리고 그 염증이 옆 치아의 뼈까지 갉아먹고 있는 경우입니다.

치주염으로 인한 뼈 소실은 그 치아 하나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살릴 수 없는 치아를 오래 붙들고 있다가 양옆 치아의 뼈까지 잃고 나면, 나중에 임플란트를 하려 해도 심을 자리가 부족해 골이식 범위가 훨씬 커집니다. 하나를 지키려다 셋을 잃는 셈이죠. ‘언제 뽑느냐’가 ‘무엇을 남길 수 있느냐’를 결정합니다.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면, 뽑을지 말지를 혼자 고민하시기보다 남은 잇몸뼈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방사선 사진 한 장이면 지금이 지켜볼 단계인지, 붙잡아야 할 단계인지, 정리하고 다음을 준비할 단계인지가 대체로 보입니다. 그 판단이 빠를수록 남길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진료실 Q & A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치아가 흔들리면 무조건 발치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흔들림의 원인이 염증인지 씹는 힘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힘이 한쪽으로 몰려서 흔들리는 경우에는 잇몸뼈가 크게 녹지 않았을 수 있고, 염증 치료와 교합 조정, 고정만으로도 흔들림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치 여부는 남은 잇몸뼈의 양을 확인한 뒤 판단합니다.
흔들리는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남아 있는 잇몸뼈의 양(뿌리 길이 대비), 동요도, 뿌리가 갈라지는 부위까지 염증이 들어갔는지, 잇몸치료에 대한 반응과 관리 여건을 함께 봅니다. 일반적으로 뿌리의 절반 이상이 뼈에 잠겨 있고 수직 동요가 없다면 보존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흔들림은 옆으로 흔들리는 것과 다른가요?
다릅니다. 옆으로 움직이는 흔들림은 씹는 힘이나 염증으로 생길 수 있지만, 위아래(수직)로 눌리듯 움직인다는 것은 치아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뼈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보존이 상당히 어려워 발치를 고려하게 됩니다.
잇몸치료를 받으면 흔들리던 치아가 다시 단단해지나요?
녹아버린 잇몸뼈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부어 있던 염증이 가라앉으면 흔들림 자체는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급성 염증 상태에서 바로 발치를 결정하기보다, 염증을 가라앉힌 뒤 몇 주 후 다시 동요도를 재보고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발치를 미루면 어떤 점이 문제가 되나요?
치주염으로 인한 뼈 소실은 그 치아에서 멈추지 않고 양옆 치아의 뼈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살리기 어려운 치아를 오래 두면 나중에 임플란트를 할 때 심을 뼈가 부족해 골이식 범위가 커집니다. 지킬 수 있는 치아는 최대한 지키되, 어려운 치아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판단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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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저자·병원 정보는 의료법 57조3항 면제 항목(명칭·소재지·전화·진료과목·면허)으로만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