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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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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교정이 될까요?" — 60대 한의사 원장님이 흔들리는 앞니 앞에서 내린 선택

안녕하세요, 바노바기일레븐치과 대표원장 최제원입니다.

60대 이후에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의 첫마디는 대개 비슷합니다. “원장님, 이 나이에 무슨 교정이에요. 그냥 빼고 임플란트 해주세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교정은 젊은 사람들이 예뻐지려고 하는 치료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니까요. 그런데 제 진료실에서 60대 이후의 교정은 목적이 전혀 다릅니다. 예뻐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치아를 빼지 않고 오래 쓰기 위해서 하는 치료입니다. 오늘은 며칠 전 치료를 시작하신 60대 중반 환자분의 이야기로, 노년의 교정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빼야겠구나” 하고 오신 한의사 원장님

이번에 오신 분은 60대 중반의 여성분인데, 대대로 한의학을 이어온 집안에서 진료하고 계신 현직 한의원 원장님입니다.

사실 제가 만나 뵌 한의사 선생님들은 교정 치료에 대체로 조심스러우셨습니다. 부모에게 받은 몸을 되도록 그대로 보존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시기 때문에, 타고난 치아와 턱도 “생긴 대로 쓰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분이 많으셨거든요. 이 원장님도 교정을 받으러 오신 게 아니었습니다.

내원 이유는 흔들리는 아래 앞니 두 개였습니다. 잇몸이 내려가 뿌리가 거의 다 드러났고, 동요가 심해서 본인도 ‘이건 곧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오신 상태였죠. 60대에 앞니가 이 지경이 되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십니다. 나이가 들어서, 잇몸이 약해져서, 어쩔 수 없다고요.

그런데 저는 이 앞니를 보면서 다른 질문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왜 하필 아래 앞니 두 개만 이렇게 됐을까? 나이 때문이라면 다른 치아도 비슷하게 무너졌어야 합니다. 유독 아래 앞니만 뼈 밖으로 밀려나듯 나와 있다면, 그 치아에만 계속 무리한 힘이 가해져 온 이유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진단이 말해준 것 — 흔들리는 앞니의 진짜 원인

세팔로(측면 두부 방사선)를 찍고 분석해 보니, 원인이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위턱과 아래턱의 앞뒤 위치 차이를 나타내는 ANB 각도가 7.6도. 정상이 대략 2.5도 안팎이니, 아래턱이 위턱보다 상당히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 — 흔히 말하는 무턱, 골격성 2급이었습니다. 세부 수치를 보면 위턱(SNA 79.4도)보다 아래턱(SNB 71.8도)의 후퇴가 주 원인이었고, 얼굴이 수직으로 긴 고각도 경향에, 아래 앞니는 이미 97.9도로 앞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숫자가 어렵게 들리시겠지만, 뜻은 간단합니다. 아래턱이 뒤로 물러나 있으니 위아래 이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하고, 그 어긋남을 아래 앞니가 수십 년간 혼자 감당해 왔다는 겁니다. 불필요하게 큰 힘을 계속 받은 앞니는 조금씩 앞으로 밀려 기울고, 결국 잇몸뼈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잇몸이 내려가고 뿌리가 드러나고 흔들리게 된 거죠.

그러니 이 케이스에서 앞니 두 개를 빼고 임플란트를 심는 것은, 말하자면 기울어진 선반 위의 그릇만 새로 사는 일입니다. 선반이 기울어진 원인을 두면, 새 그릇도 같은 힘을 받게 됩니다. 다행히 이 원장님의 앞니는 많이 흔들리긴 해도 염증이 없었습니다. 당장 빼기엔 아까운, 살려볼 여지가 있는 치아였습니다.

상담에서 이 구조를 설명드렸더니, 원장님께서 “치아를 살릴 수 있다면 뭐든 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몸을 보존한다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는 원인을 바로잡아 오래 쓰는 것일 수도 있다는 데에, 한의학과 교정치과가 같은 결론에 닿은 순간이었달까요.

그래서 치료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이 케이스의 치료 목표는 심미가 아니라 자연치 보존입니다. 계획은 세 갈래입니다.

첫째, 원인인 턱 위치부터 잡습니다. 뒤로 물러난 아래턱을 턱관절이 가장 편안해하는 위치(CR, 과두 안정위)로 앞으로 유도하는 다이렉트 스플린트(direct splint)라는 장치를 씁니다. 솔직히 편한 장치는 아닙니다. 모든 치아에 장치를 붙여야 하고 적응 기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위치가 편안하게 유지되면, 아래 앞니가 받아온 불필요한 힘의 근원이 줄어듭니다.

둘째, 뼈 밖으로 밀려난 앞니를 교정으로 뼈 안에 되돌려 넣습니다. 원래는 아래 앞니 여섯 개만 부분적으로 배열할 계획이었지만, 진단 설명을 들으신 원장님이 아래 전체와 위 여섯 개까지 범위를 넓히는 데 동의하셨습니다. 셋째, 필요하면 골이식을 병행해 앞니를 받치는 뼈를 보강합니다.

이 세 가지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턱이 제 위치를 찾으면 맞물림이 안정되고, 앞니가 뼈 안으로 돌아가면 잇몸과 뼈가 치아를 다시 붙잡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흔들리던 앞니를 빼지 않고 더 오래 쓰는 것 — 그리고 아래턱이 앞으로 나오면서 옆모습의 무턱 느낌이 줄어드는 변화도 함께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진단에 근거한 치료 계획과 기대이지, 보장된 결과가 아닙니다. 60대의 치아 이동은 젊은 사람보다 천천히, 더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고, 잇몸 상태를 지켜보며 계획이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장치를 붙이던 날, 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하관이 앞으로 나오면 노년이 좋아집니다.”

평생 사람의 몸을 봐 오신 분의 말이라 오래 남았습니다. 노년의 교정은 늦은 치료가 아니라, 남은 수십 년을 내 치아로 살기 위한 준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치아를 움직이기 전에 턱의 자리부터 봅니다. 턱이 제자리를 찾으면, 치아는 더 오래 삽니다.

이 원장님의 치료는 이제 시작입니다. 경과가 쌓이는 대로 진행 과정을 다시 정리해 공유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특정 환자분의 사례와 저의 임상 경험에 따른 개인적 소견이며, 치료 가능 여부와 결과는 잇몸뼈 상태·치주 질환 여부·전신 건강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이 때문에 흔들리는 치아는 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 빼기 전에, 그 치아가 왜 흔들리게 됐는지 원인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세팔로 분석과 교합 진단이 가능한 교정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첫걸음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상담실 문을 두드려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

60대에도 치아 교정이 가능한가요?
나이 자체가 절대적인 제한은 아닙니다. 실제로 60대에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만 잇몸뼈 상태, 치주 질환 여부, 기존 보철물을 젊은 환자보다 훨씬 꼼꼼히 따져야 하고, 치아 이동도 더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치료 목표도 심미보다 '자연치를 오래 보존하는 것'에 무게가 실립니다.
잇몸이 내려가고 흔들리는 앞니는 무조건 빼야 하나요?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염증이 심하거나 뼈 소실이 한계를 넘었다면 발치가 불가피할 수 있지만, 염증 없이 흔들리기만 하는 치아라면 교정으로 뼈 안으로 되돌리고 필요 시 골이식을 병행해 살려볼 여지가 있습니다. 빼기 전에, 그 치아가 왜 흔들리게 됐는지 원인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다이렉트 스플린트는 어떤 장치인가요?
뒤로 물러난 아래턱을 턱관절이 편안한 위치(CR, 과두 안정위)로 앞으로 유도해 주는 장치입니다. 모든 치아에 장치를 붙여야 하고 적응 기간도 필요해서 편한 장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래턱이 새 위치에서 편안하게 유지되면, 그 위치를 기준으로 치아를 배열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무턱(아래턱 후퇴)이 앞니 흔들림과 무슨 관계인가요?
아래턱이 뒤로 물러나 있으면 위아래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하고, 그 어긋남을 아래 앞니가 오랜 세월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큰 힘을 계속 받은 앞니는 앞으로 기울고 잇몸뼈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잇몸 퇴축·치근 노출·동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아만 보지 않고 턱 위치 관계부터 진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노년 교정은 젊은 사람 교정과 무엇이 다른가요?
목표와 속도가 다릅니다. 젊은 환자는 심미와 교합 개선이 중심이지만, 노년 교정은 남은 치아를 빼지 않고 오래 쓰는 '자연치 보존'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주 상태를 함께 관리하며 더 천천히 진행하고, 중간에 계획이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 전 정밀 진단과 솔직한 상담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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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구강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저자·병원 정보는 의료법 57조3항 면제 항목(명칭·소재지·전화·진료과목·면허)으로만 구성됩니다.